존재들
신·귀신·요괴·변신하는 자들
신화 속 신부터 용이 되지 못한 요괴까지, 한국이 상상해 온 존재들의 도감.
호구별성
한국 무속 특유의 질병관. 병은 제거 대상이 아니라 관계 맺고 달래야 하는 존재임을 뜻한다.
호구별성은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된 무속 신격으로, 천연두를 비롯한 역병과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이다. "호구"·"손님"·"마마"·"손님네" 등으로도 불리며, 굿에서는 주로 호구거리·손님굿·마마배송굿 등의 형태로 모셔졌다. 단순한 질병신이 아니라 "손님"이라는 표현에서 보이듯 재앙을 함부로 이름 붙이지 않고 에둘러 말하는 조선의 관습이 담겨 있다.
천지왕본풀이 수명장자
수명장자는 천지창조의 순간 이전부터 이미 존재한 지상의 근원적 악이자, 천지왕의 권능으로도 끝내 완전히 처단되지 못한 채 인간의 일상 안에 형태를 바꿔 살아남은 존재
수명장자는 천지창조의 순간 이전부터 이미 존재한 지상의 근원적 악이자, 천지왕의 권능으로도 끝내 완전히 처단되지 못한 채 인간의 일상 안에 형태를 바꿔 살아남은 존재다. 제주도 창세신화 「천지왕본풀이」에 등장하는 인물로, 가난한 자에게 모래 섞은 쌀을 빌려주고 부모와 조상에 대한 도리를 저버리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악행을 거듭하지만, 신의 권능이 그 앞에서
설문대할망
밥 짓고 빨래하는 일상이 그대로 제주를 빚은 거인 여신
제주도를 만든 거인 여신. 치마폭에서 흘러내린 흙이 오름이 되고 오줌 줄기로 바다가 생기는, 밥 짓고 빨래하는 일상의 행위가 그대로 창조가 되는 신격이다. 신성과 일상의 경계가 처음부터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 신화에서 가장 독특한 창조신이다.
업신
내려놓지 못한 집착이 죽음을 거쳐 수호신이 된 가신
전생에 탐욕스럽고 인색했던 인간이 악업으로 구렁이로 환생해 생전 지키던 곳간을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는 가신(家神). 집착이 신격화되고 탐욕이 수호의 힘으로 전환되는 역설 속에서, 한국 민간신앙이 그려낸 가장 복잡한 가신의 형태를 보여준다.
두억시니
1577년 역병 공포에서 탄생해 400년을 살아남은 언어의 요괴
1577년 실제 역병 사건에서 비롯된 이름이 400년에 걸쳐 머리를 깨부수는 악귀로, 다시 무서운 귀신 일반으로 의미가 변해온 요괴. 죽음을 옮기는 악귀이면서 죽고 싶은 자에게는 구원자가 되는, 선악으로 쉽게 환원되지 않는 드문 존재다.
성황신
국가의 충신에서 마을의 원혼으로, 가장 폭넓은 신격
중국에서 유래해 신라 말 한반도에 정착한 지역 수호신. 고려의 관 주도 남성 충신 신격에서 조선의 민 주도 여성 원혼 신격으로 이행해온, 한국 민간신앙의 권력 변동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신격이다.
일월노리푸념의 해와 달
지상의 부부가 시련을 통과해 만들어진 해와 달
지상의 부부가 시련을 통과해 만들어진 해와 달
녹족부인
낳고 내버리고 회수하는, 가장 완전한 어머니 신격
낳고 내버리고 회수하는, 가장 완전한 어머니 신격
김현감호의 호녀
자기를 세 번 부정해야 사랑에 닿은 호랑이 여인
자기를 세 번 부정해야 사랑에 닿은 호랑이 여인
만복사저포기의 귀녀
죽음 이후에야 자기 자신을 발화한 명혼소설의 여성
죽음 이후에야 자기 자신을 발화한 명혼소설의 여성
삼승할망
꽃을 피워 생명을 점지하는 제주의 산육신
제주 무속에서 아기의 출산·양육을 관장하는 산육신. 꽃을 피워 생명을 점지한다.
아랑
죽음을 거쳐 돌아와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한 원귀
죽음을 거쳐 돌아와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한 원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