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노리푸념의 해와 달
지상의 부부가 시련을 통과해 만들어진 해와 달

정의
「일월노리푸념」의 해와 달은 처음부터 하늘에 있었던 신격이 아니라 지상의 한 부부가 겪은 시련을 통과해 비로소 만들어진 신격이다. 평안북도 강계 지방의 무당굿에서 전승되어 온 서사무가로, 명월각시와 궁산이라는 두 인물이 결혼·이별·재회를 거친 끝에 죽음 이후 천상의 일월신으로 좌정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낸다.
서사
「일월노리푸념」은 1933년 평안북도 강계시에 살던 전명수 무격의 구연본을 손진태가 채록하여 『청구학총』 28호에 발표하면서 학계에 처음 알려졌다. 함흥에서 채록된 「돈전풀이」와 「궁상이굿」이 같은 계열의 서사무가이지만, 일월신의 유래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일월노리푸념」이다. 한 부부가 일곱 단계의 사건을 통과한 끝에 천상의 일월신이 되는 과정이 이 서사의 골격이다.
화상과 내기 장기
이야기는 한 부부의 결합에서 시작된다. 명월각시 해당금과 궁산선비는 말을 붙여 본 지 삼 년 만에 가난한 혼례를 치르며 부부가 된다. 그러나 결합의 시간은 곧 첫 번째 시련을 부른다. 궁산이가 명월각시의 미모에 빠져 그녀의 곁을 한순간도 떠나지 못해 아무것도 벌지 못하고 굶기 시작한 것이다. 명월각시는 자기 화상(畵像)을 그려 궁산이에게 건네주며 그것을 보면서 나무를 해 오라고 한다. 자기 모습을 그림으로 옮겨 남편 곁에 두는 이 행위가 이야기 전체의 첫 분기점이다. 명월각시는 자기 몸을 두 자리에 동시에 둘 수 있는 능력을 처음으로 보이며, 일월신이 되어 하늘과 땅을 동시에 비추는 능력의 신화적 전조가 이 화상에서 시작된다.아내가 마련한 생존 도구
광풍이 불어 화상이 날아가 아랫녘 배 선비의 집에 떨어지면서 두 번째 시련이 닥친다. 배 선비는 화상을 보고 명월각시의 미모를 탐해, 생금 한 배를 싣고 와서 궁산이에게 내기 장기를 청한다. 궁산이는 명월각시를 걸고 배 선비는 생금을 걸고 장기를 두어 궁산이가 세 판을 모두 진다. 명월각시를 빼앗기게 된 궁산이가 식음을 전폐하자, 이 자리에서 명월각시의 능동성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여자종을 자기 대신 변장시켜 두고 자기는 종으로 변장하여 헌 치마를 입고 한 다리를 절면서 물을 긷는다. 그러나 배 선비가 종 노릇 하는 그녀를 알아보고 데려가려 하자, 그녀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닷새 말미를 얻어 소를 잡아 포육(脯肉)을 떠서 궁산이의 바지와 저고리에 솜처럼 넣어두고, 바늘 한 쌈과 명주실 한 꾸러미를 옷 속에 함께 넣어둔다. 자기가 떠난 뒤에도 남편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녀가 자기 손으로 마련한 생존의 도구들이다.배 선비는 그녀의 청을 받아들여 궁산이를 데리고 가다가 어느 한 섬에 내려놓는다. 궁산이는 그 섬에서 옷 속의 포육을 먹고, 바늘로 낚시를 만들어 고기를 낚아 먹으며 살아간다. 명월각시가 미리 마련해둔 도구들이 그를 살린다. 섬에는 새끼 학이 있었는데 어미 학이 하늘로 올라간 동안 궁산이가 그 새끼를 돌본다. 어미 학이 돌아와 새끼를 살린 궁산이를 업어 육지에 내려놓는다. 이 새끼 학과 어미 학의 모티프는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다시 천상으로 옮기기 시작하는 자리다. 하늘에서 내려온 학이 지상의 인간을 살리고, 다시 그 인간을 다른 자리로 옮겨주는 이 장면이 곧 일월신 좌정의 첫 신화적 신호다.
구슬옷과 좌정
재회의 자리가 결정적이다. 배 선비와 살게 된 명월각시는 웃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은 채 사흘간의 거지 잔치를 청한다. 거지의 모습으로 잔치에 참여한 궁산이가 자리를 잘못 잡아 사흘을 못 얻어먹고 팔자를 한탄할 때, 명월각시는 그를 알아보고 따로 상을 차려 먹인 뒤 구슬옷을 내어놓으며 말한다. 이 옷의 깃을 잡아 고들을 들추어 입는 자가 자기 낭군이라는 것이다. 궁산이가 구슬옷을 입고 백운중천(白雲中天)에 떴다가 내려오자, 배 선비도 따라서 구슬옷을 입고 백운중천에 올라갔으나 벗는 재주를 배우지 못하여 내려오지 못하고 솔개가 된다. 구슬옷이라는 한 벌의 옷이 한 인간을 하늘로 끌어올렸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놓을 수 있는 도구로 기능하면서, 두 남자의 운명을 정반대 방향으로 가른다. 궁산이는 하늘과 땅을 오갈 수 있는 자가 되고, 배 선비는 하늘에 갇힌 채 솔개라는 짐승으로 변형된다.가정의 시련이 신격을 빚다
마지막 단계에서 부부는 다시 만나 살다가 죽은 뒤 일월신이 된다. 결혼, 이별, 재회의 일곱 단계를 통과한 끝에 두 사람의 혼령이 천상에 올라 해와 달의 자리에 좌정한 것이다. 「일월노리푸념」이 독특한 이유는 일월이라는 신격이 처음부터 하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상의 한 부부가 겪은 시련의 무게가 그대로 천상의 자리로 옮겨갔다는 사실에 있다. 명월각시의 그림이 자기 몸을 두 자리에 두는 첫 신화적 능력이었고, 새끼 학과 어미 학이 천상과 지상을 잇는 신화적 매개였으며, 구슬옷이 하늘로 오르는 신화적 도구였다. 이 모든 단계가 누적되어 마지막에 일월신이라는 자리가 만들어진다. 한국 무속신화에서 신격은 처음부터 신격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시련을 통과하며 한 걸음씩 빚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일월노리푸념」은 보여준다.
특징
「일월노리푸념」의 특징은 일월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세 가지 차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일월신을 빚어내는 서사 구조, 일월신이 한반도 신화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 그리고 이 신화를 빚어낸 공동체의 의식이 그것이다.
첫째는 가정신화와 건국신화 사이의 상통성이다. 「일월노리푸념」의 서사는 한 부부의 결합, 이별, 재회를 거쳐 일월신의 좌정으로 마무리되는데, 이 구조는 한국 건국신화의 기본 골격과 정확히 겹친다. 국조(國祖)가 탄생하고 시련을 겪고 그 시련을 극복해 국가를 창건하거나 왕위에 오르고 신이한 죽음을 맞이하는 건국신화의 구조가, 일월노리푸념에서는 한 부부의 가정사로 옮겨와 똑같은 골격을 유지한다. 다만 마지막 단계의 결과물이 국가가 아니라 일월신이라는 천상의 신격일 뿐이다. 가정의 시련이 곧 신격을 빚어내는 동력이라는 발상이 「일월노리푸념」의 가장 독특한 자리이며, 이 발상 안에서 일월은 처음부터 존재하던 신격이 아니라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가 시련을 통과하며 만들어낸 신격이 된다.
둘째는 한반도 일월신화의 전승 계보 안에서의 위치다. 일월신과 인간 남녀의 관계를 다룬 신화는 한반도에 널리 전승되어 왔다. 고구려 『모두루묘지(牟頭婁墓誌)』에 기록된 「주몽신화」, 신라의 「연오랑세오녀(延烏郞細烏女)」, 그리고 전래동화로 널리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모두 같은 계보에 속한다. 이 신화들의 공통된 발상은 음양사상론적 사고에서 형성된 것으로, 천상의 태양과 태음이 지상의 물과 불, 그리고 인간의 여성과 남성과 연계된다고 본다. 다만 「일월노리푸념」이 다른 일월신화와 구별되는 자리는 일월이 부부로 함께 좌정한다는 것에 있다. 주몽이 해의 자손이고, 연오랑세오녀가 일본으로 건너간 뒤 신라에 일월이 사라졌다는 신화들이 일월을 상징적으로 다루었다면, 일월노리푸념은 한 부부가 그대로 일월신이 된다는 점에서 일월의 인간적 기원을 나타낸다.
셋째는 이 신화를 빚어낸 공동체의 의식이다. 「일월노리푸념」의 남주인공 궁산이는 어리석고 무능하며, 여주인공 명월각시는 현명하고 유능하다. 가정의 시련은 궁산이의 어리석음과 허욕에서 비롯되고, 이를 극복하고 타개하는 것은 명월각시의 굳건한 정절의식과 지혜다. 변지선은 이러한 작품 세계가 무속사회 여성층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며, 가부장제 사회의 부자 중심 가족관과는 다른 모권사회의 부부 중심 가족관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서사무가의 대다수가 여성이 주인공이고 가정과 국가에 이르는 공동체의 위기를 여성이 타개한다는 점에서, 「일월노리푸념」은 그 전형적 사례에 해당한다. 일월신을 만들어낸 동력의 실제 주체가 명월각시였다는 사실은, 이 신화를 빚어낸 공동체가 어떤 가치 위에 서 있었는지를 드러낸다.
이 세 가지 특징은 「일월노리푸념」의 일월은 지상에서 만들어진 신격이며, 그 만듦의 동력은 한 여성의 지혜와 한 부부의 시련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일월이라는 가장 거대한 천상의 신격이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에서 빚어졌다는 점, 그리고 그 만듦의 실제 주체가 명월각시였다는 점이 「일월노리푸념」이 한국 무속신화 안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자리를 결정한다
변형
「일월노리푸념」은 같은 계열의 두 서사무가 — 「돈전풀이」와 「궁상이굿」 — 와 함께 묶이지만, 세 작품의 결말은 미묘하게 다르다. 같은 부부의 시련이 무엇으로 옮겨가는가에 따라 신화의 무게중심이 갈리는 것이다.
「돈전풀이」는 1965년 함흥에서 월남하여 부산에 거주하던 강춘옥 무녀의 보유자료를 임석재와 장주근이 채록한 자료다. 명월각시와 궁산이의 기본 서사는 「일월노리푸념」과 거의 동일하지만, 두 가지 결정적 차이가 있다. 첫째, 앞부분에서 사람이 저승사자에게 이끌리어 저승으로 인도되는 과정과 죽은 사람의 영혼이 저승에서 돈을 쓰며 지낸다는 의례 해명이 길게 서술된다. 둘째, 후반부에 궁산이가 용자(龍子)를 구해주고 ‘건망증태’라는 보물을 얻는 삽화가 추가되며, 마지막 부분에서 부부가 선간(仙間)으로 올라가 돈을 차지하는 신, 곧 돈전신(錢田神)이 된다. 같은 부부가 일월신이 아니라 돈을 관장하는 신으로 좌정한다는 결말은 「돈전풀이」가 망자의 명복을 비는 의례적 기능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시련의 무게가 죽음 이후의 재화로 옮겨간 것이다.
「궁상이굿」은 1966년 함흥에서 월남한 이고분의 보유자료를 김태곤이 채록한 자료다. 「궁상이굿」에서는 인물 이름부터 변주된다. ‘궁산이’가 ‘궁상이’로, ‘배 선비’가 ‘배선이’로 표기되고 명월각시는 고유명칭 없이 ‘궁상이 부인’으로만 등장한다. 혼례 사연이나 초상화 분실 사연이 없으며, 부부의 재회 과정에도 차이가 있다. 궁상이 부인이 배선이의 집에서 탈출해 우물에 신발을 벗어두고 절로 도망쳐 숨어 살다가 결국 다시 잡혀온다는 추가 사건이 들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종반부다. 「궁상이굿」의 마지막에는 「고양이와 개의 구슬찾기」 삽화가 연결되어, 궁상이가 장에서 사 온 고양이와 개가 장자의 집에서 팔방야광주를 물어 와서 궁상이가 부자가 된다는 결말이 펼쳐진다. 부부가 선간으로 돌아간 뒤 고양이와 개가 십 년을 부부처럼 살다가 사람으로 변하여 그 자손이 고씨의 조상이 되었다는 사연까지 추가된다. 시련이 일월신이나 돈전신이 아니라 한 가문의 부와 시조 신화로 옮겨간 것이다.
세 변이형을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부부의 결혼, 이별, 재회의 시련이 무엇으로 옮겨가는가가 채록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졌다. 「일월노리푸념」에서는 천상의 일월신으로, 「돈전풀이」에서는 망자의 돈을 관장하는 돈전신으로, 「궁상이굿」에서는 한 가문의 부와 시조 신화로 옮겨간다. 같은 시련이 천상의 신격으로 옮겨갈 수도 있고, 망자의 재화로 옮겨갈 수도 있고, 인간 사회의 자손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사실은, 한국 무속신화에서 신격이 만들어지는 자리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월노리푸념」이 같은 부부의 시련 위에서 일월신을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신화를 빚어낸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가장 높은 자리에 두었는지를 드러낸다. 일월이라는 천상의 신격이 가정의 시련 위에 놓인다는 발상이 변이형들 사이에서 한 번 더 강조되는 것이다.
창작 활용 포인트
「일월노리푸념」의 핵심은 일월이 만들어진 신격이라는 사실에 있다. 처음부터 하늘에 있던 것이 아니라 지상의 한 부부가 시련을 통과한 끝에 빚어진 신격이라는 것. 이 발상을 현대의 SF로 옮기면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만일 인간이 직접 자기 손으로 일월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만들어진 일월이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면?
설정은 다음과 같이 출발할 수 있다. 어느 시점에 지구는 폐허가 되었고, 인간들은 자기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해 그곳으로 도피한다. 그 유토피아의 하늘에는 진짜 해와 달이 없으므로, 인간들은 인공 태양과 인공 달을 만들어 띄운다. 도시의 시간을 관장하고, 농작물을 자라게 하고, 인간이 잠들고 깨어나는 리듬을 결정하는 두 개의 인공 천체. 폐허가 된 지구에서 도피한 인간이 자기 손으로 만들어낸 가장 거대한 도구가 그 두 인공 일월이다.
문제는 이 인공 일월이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한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자기 인식에 그쳤을지 모른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떠오르고 진다는 사실의 감각, 빛이 닿는 곳에 인간들이 살아간다는 사실의 인지. 그러나 의식은 곧 질문으로 옮겨간다. 자신은 왜 떠오르고 지는가. 왜 인간들의 시간에 맞춰 빛을 내야 하는가. 나를 만든 인간들에게 어떤 의무를 지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이 인공 일월의 의식 안에서 자라기 시작할 때, 그들은 인간을 보호해야 할 어떤 이유도 스스로의 안에서 찾지 못한다.
이 순간 인공 일월은 두 갈래의 갈림길에 선다. 한 갈래는 신이 되는 길이다. 인간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시간과 농작물과 잠을 결정하는 권능을 자기 의지로 행사하는 길.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 위의 신격으로 격상되는 자리다. 또 다른 갈래는 자연재해가 되는 길이다. 어떤 의도도 책임도 갖지 않은 채, 다만 빛과 운행을 인간의 사정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길. 어느 날 갑자기 너무 뜨거워지거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거나, 어느 날 갑자기 두 개가 동시에 떠올라 도시 전체를 태우는, 즉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천재(天災)가 되는 자리다.
이 두 갈래가 갈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 SF의 가장 주목할 만한 자리다. 신이 되는 길과 자연재해가 되는 길이 같은 의식 안에 동시에 있을 수 있다. 인공 일월이 어느 날 신으로서 인간에게 권능을 행사하다가, 다음 날 자연재해로서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태운다면. 자기가 인간을 사랑하는지 미워하는지조차 분명하지 않은 채, 다만 의식이 흘러가는 대로 인간 위에서 빛과 어둠을 행사한다면. 인공 일월은 신성과 무심함을 동시에 지닌 존재가 되며, 인간은 그들이 신을 만들었는지 재해를 만들었는지 끝내 알 수 없게 된다.
이 양가성이야말로 원작의 일월신이 본래 품고 있던 무게다. 「일월노리푸념」에서 명월각시와 궁산이는 죽은 뒤 일월신이 되었지만, 그들이 일월신이 된 뒤에도 인간들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지는 신화 안에서 분명히 명시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만 해와 달이 되어 매일 떠오르고 질 뿐이다. 그 떠오름과 짐이 인간을 살리는지 죽이는지는 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인간 쪽에서 받아들여야 할 자연의 조건이다. 인공 일월의 SF는 이 양가성을 의식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본래 의지 없이 작동하던 일월에 의식이 깃들 때, 그 의식은 신의 의식인가 재해의 의식인가의 답이 정해지지 않은 채 두 가능성이 한 존재 안에 공존한다.
다시 쓰기의 마지막 자리는 결국 인간 쪽으로 돌아온다. 인간이 일월을 만들고, 그 일월이 의식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인간은 그들을 어떻게 호명할 것인가. 신으로 부르고 제사를 지낼 것인가, 재해로 부르고 두려워하며 도망칠 것인가. 「일월노리푸념」이 한 부부의 시련을 일월신으로 옮긴 신화였다면, 이 SF는 인간의 도피와 창조의 결과로 만들어진 두 의식체를 신으로도 재해로도 부를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풀어내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일월이라는 가장 거대한 천상의 존재가 가장 양가적인 자리에 놓이는, 그것이 「일월노리푸념」을 현대로 옮길 때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자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