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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태그가 달린 기담 모음
9개의 기담
죽음 이후에야 자기 자신을 발화한 명혼소설의 여성
김시습 『금오신화』 「만복사저포기」의 여귀. 왜구의 난에 살해된 처녀가 죽음 이후 양생과 사흘의 인연을 맺으며, 살아서는 허용되지 않았을 발화권·선택권을 행사하는 능동적 원혼의 창작법을 정리한다.
죽음을 거쳐 돌아와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한 원귀
아랑은 죽음 이후에도 떠나지 않고 돌아온 여성이다. 억울하게 살해당한 그녀의 원혼은 저승이라는 다른 세계로 옮겨가는 대신 자기가 죽었던 자리로 회귀해, 살아서는 발화할 수 없었던 자기 사연을 끝내 자기 입으로 말한다. 적어도 19세기 후반에는 영남 문인들 사이에서 한시와 야담의 형태로 활발히 회자되었으며, 고종 연간 밀양 부사를 지낸 인물들의 기록과 연결된
억울한 죽음이 매년 같은 날 부는 바람이 된 뱃사공
손돌은 억울한 죽음이 매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부는 바람이 된 존재다. 고려시대에 처형당한 한 뱃사공의 원혼이 음력 10월 20일의 차가운 바람으로 굳어졌으며, 그날 이후 어부와 평인들의 생활 리듬은 이 한 사람의 죽음을 기리는 시간표가 되었다. 인간의 억울한 죽음이 자연 현상으로 바뀌었다가 그 의미가 점차 흐려지고 끝내 부정적 인격으로만 남게 되는 과정
이루지 못한 사랑이 죽음을 거쳐 뱀이 된 존재
이루지 못한 사랑이 죽음을 거쳐 뱀의 몸으로 옮겨간 존재로, 신분과 성별이 가로막은 욕망을 발화시키는 한국 설화의 독특한 통로다. 불교의 윤회관에서 비롯된 업(業) 설화의 결을 지니고 있으며, 색욕으로 악업을 쌓은 자가 뱀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본다. 수행자인 승려가 죽어 상사뱀이 되는 설화는 이러한 불교적 경계의 산물로, 색욕을 다스리지 못한 자에 대한 종
선악을 가리지 않고 병을 퍼뜨리는 무차별 전염병 귀신
역귀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전염병의 원인으로 상상하고 이야기했던 귀신이다. 전쟁·기근·재난 등으로 억울하게 죽었으나 제대로 된 제사를 받지 못한 이들의 원한이 쌓여 역귀가 된다고 여겨졌으며, 이 역귀가 인간 세상을 떠돌며 병을 옮기고 죽음을 퍼뜨린다고 믿어졌다. 조선왕조는 건국 초부터 이 역귀들을 달래기 위한 제사를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였고, 이는 19세기
정체도 사연도 없이 남성을 소진시키는 여성형 귀신
『용재총화』·『용천담적기』의 여성형 귀신. 원한도 사연도 없이 사대부 채생에게 접근해 정기를 빼앗는 정체불명의 충동으로, 성리학 질서가 봉합 못 한 균열을 가시화하는 심리 호러 창작법.
가루로 만들어도 새로 환생하는 제주 땅속 귀물
제주도에서 전승되는 민담 속 땅속 귀물. '와라진 귀신'이라고도 불린다. 나무꾼의 세 딸을 차례로 아내로 삼으려 하며, 사람의 다리를 먹지 않은 딸은 죽이고 먹은 딸만 살려둔다. 셋째 딸의 지혜로 결국 퇴치되지만 가루가 된 뒤 새로 환생한다. 겉으로는 민담처럼 보이지만 제주도 무속의 본풀이인 〈삼두구미본풀이〉 및 〈버드낭본〉과 소재와 구조를 공유하며,
정월 밤 신발을 훔쳐 한 해 운수를 가져가는 귀신
정월 밤 인가에 내려와 신발을 훔쳐 한 해 운수를 가져가는 귀신. '신발=사람'이라는 관념과 체(눈 많은 사물)로 막는 세시풍속, 직접 건드리지 않는 간접적 위협의 호러 활용법을 정리한다.
인간·신적 존재가 동물의 몸과 속성을 얻는 변신
인간·신적 존재가 동물의 몸을 얻는 변신 유형. 강등형·권능형·경계형으로 나눠 칠성풀이·해모수·접동새·소쩍새 설화를 보고, 동물 생태를 활용한 캐릭터 설계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