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왜 첫 화부터 남주를 밉상으로 설계했을까
찌질한데 왜 못 미워하지 — 시청자를 공범으로 만드는 법
말로는 절대 안 하는 남자가 행동으로 고백하는 방식
왜 4화에 설렘이 없는가 — 영혼 체인지가 필연인 이유
첫 번째 후회남주 : 김주원 캐릭터 목표 분석
노벨라 블로그에서 새 연재 카테고리 작가가 사랑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시리즈에선 한 명의 창작자가 자신의 인생작들을 펼쳐놓으려 합니다.
다들 그런 작품 하나쯤 있지 않으신가요?
이상하게 자꾸 다시 보게 되는 장면. 이미 무슨 대사가 나올지 다 아는데도 또 틀게 되는 회차. 남들은 “그게 그렇게 좋아?”라고 묻지만, 나에게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정확하게 꽂혀버린 인물, 관계, 순간들.
작법서에서 말하는 딱딱하고 명료한 분석보다는, ‘덕후’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시리즈는 자칭 ‘지독한 후회 남주 수집광’ 낑깡 작가님의 〈남자주인공이 망가져야 로코다〉입니다.
매주 월요일, 노벨라 블로그에서 낑깡 작가님과 함께 한 명의 남주를 만나보세요!
: <시크릿가든> 오만한 남주를 갱생시키는 판타지의 필연성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를 쓰다 보면 기획안을 쓰는 것만큼이나 기성 작품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제가 반복해서 시청하는 드라마들을 뜯어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바로 남자 주인공이 처절하게 ‘갱생’한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또 오해영〉의 박도경이나 〈비밀〉의 조민혁처럼, 자신의 치기나 상처 때문에 여주인공을 밀어내다 결국 후회하며 무너지는 인물들입니다. 반면,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이나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다정한 순애보형 인물들에게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건강하고 결점이 없어서, 제가 작가로서 파고들 틈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첫인상은 최악일지라도,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스스로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괴로워하는 인물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자신의 찌질함을 직시하고, 견고했던 자아를 제 손으로 부수며 처절하게 망가지는 ‘갱생남’의 서사. 완벽했던 남자가 사랑 앞에 무력해지는 그 찰나의 순간, 서사의 밀도는 급격히 높아집니다. 그게 제가 로코 작가로서 가장 기다리는 장면이자, 쓰고 싶은 순간이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 분석의 첫 단추는 당연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이어야 했습니다. 제가 ‘후회 남주’라는 키워드에 처음으로 매료된 작품이기도 하고, 언젠가 이런 인물을 기깔나게 그려내고 싶다는 창작자로서의 욕심을 품게 한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분석글이라 해놓고 결국 팬심 가득한 찬양으로 끝날까 봐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대본 공부를 위해 작법서를 닥치는 대로 찾아 읽을 때마다 느꼈던 갈증이 하나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제가 가슴 뛰게 좋아했던 드라마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그 목록에서 빠져 있더라고요. 아쉬운 마음에 결심했습니다. ‘없으면 내가 직접 쓰자!’ 덕후가 자신의 인생작을 나노 단위로 해부하는 것만큼 확실한 공부는 없을 테니까요.
자, 그럼 이제 〈시크릿가든〉을 1초 단위로 돌려보며 꼼꼼하게 뜯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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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왜 첫 화부터 남주를 밉상으로 설계했을까
찌질한데 왜 못 미워하지 — 시청자를 공범으로 만드는 법
말로는 절대 안 하는 남자가 행동으로 고백하는 방식
왜 4화에 설렘이 없는가 — 영혼 체인지가 필연인 이유
첫 번째 후회남주 : 김주원 캐릭터 목표 분석
일반적으로 로코 첫 화는 남주를 가장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2013년 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는 초능력으로 호기심을 자극했고, 2017년 작 〈쌈마이웨이〉의 고동만은 꿈을 잃은 청춘의 모습으로 공감을 샀으며, 2024년 작 〈선재 업고 튀어〉의 류선재는 압도적인 설렘을 선사하며 시작했죠. 귀엽거나, 멋있거나, 적어도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공식입니다.
고백하자면, 저 역시 그동안 작품을 쓰면서 이 ‘첫 장면’의 강박에 시달려왔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처음 엮이는 씬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어떻게든 주인공을 멋있게 혹은 배꼽 빠지게 우스꽝스럽게 보여줘야 한다는 급박함만으로 써 내려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크릿가든〉의 1화는 제 그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부수었습니다.
“헐.. 남주를 이렇게까지 멋없게 보여줘도 괜찮단 말이야?!!”
김주원은 처음부터 건성으로 소개팅에 임하는 재벌 3세로 등장해, 맞선 상대에게 대뜸 독설을 내뱉습니다. “사랑이란 호르몬 질병에 목매서 집안, 학벌, 능력 다 무시하는 게 맞다고 봅니까?” 비호감을 이렇게 대놓고 적립하는 위험한 선택이라니, 정말 경이로운 전개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재수 없는데 이상하게 귀는 즐겁습니다. 김은숙 작가님 대본의 특징이기도 한, 대사가 마치 힙합 랩처럼 라임이 넘치거든요. 예능적인 상황에 세련된 말맛이 어우러지니, 비호감인 행동조차 매력적인 캐릭터의 리듬으로 치환되는 셈입니다.
재밌는 건 길라임의 등장입니다. 소매치기를 자전거로 추격하고 육교 위에서 뛰어내려 차를 막아 세우는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맞아요. 본래 로코 남주의 전유물이었던 ‘액션 히어로’의 공식을 여주인공이 가져간 겁니다. 직업이 스턴트우먼이라는 설정을 활용한 작가의 의도적인 비틀기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의 만남은 순전히 사고였습니다. 주원이 박채린을 찾으러 갔다가 (마침 졸던 스텝이 잘못 안내해주는 바람에) 같은 옷을 입은 라임을 착각해 데려간 거죠. 그 소동 끝에 주원은 라임이 타인의 대역으로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거기다 뒤에서 팔이 베이는 상처조차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제 몫을 해내는 라임을 보며, 모든 인간을 계급과 품위로만 분류하던 주원의 논리는 작동을 멈춥니다.
정작 라임은 주원을 철저히 무시합니다. 당연합니다. “머리가 나쁜가? 왜 몸 쓰는 일을 하지?” 라며 남의 직업을 비하하는데.. 로코 남주가 이토록 처참하게 무시당하는 전개라니.. (짝짝짝) 여기서 시청자는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쟤 진짜 재수 없는데, 자존심 제대로 상했겠네.” 하는 마음이 들면서 자기도 모르게 주원의 찌질한 행보를 지켜보게 되는 거죠. 이렇게 김주원 수난사의 서막이 열립니다.
2화부터 주원이 본격적으로 라임을 쫓아다니기 시작합니다. 번호를 알아내서 무작정 전화를 걸고, 훈련소까지 찾아가고. 냉정하게 말하면 스토킹에 가깝죠. 요즘처럼 15초짜리 짧은 클립이나 숏츠로 드라마를 소비하는 시대라면 “엥? 저거 범죄 아님?”라는 댓글이 즉각적으로 달렸을 법한 장면들입니다.
하지만 2010년은 한 편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으로 따라가던 본방 사수의 시대였습니다. 작가님은 이 긴 시간을 활용해 주원이 무례한 짓을 저지른 직후, 그가 스스로의 행동에 얼마나 당황하고 갈팡질팡하는지를 곧바로 이어서 보여줍니다.
시청자를 남주의 편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그의 찌질함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공범’으로 만드는 전략이랄까요? “얘 진짜 못됐지?” 하는 순간, “근데 얘도 지금 자기가 왜 이러는지 몰라서 고통받고 있어”를 바로 숨김없이 보여주는 겁니다. 과거의 아픈 사연을 끌어와 억지로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찌질하게 흔들리는 현재 진행형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가 그 과정을 함께 구경하게 만드는 거예요.
주원은 라임의 낡은 집을 보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라임의 환영을 지우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주문을 외우며 처절하게 저항합니다.
능력 있고 잘생긴 데다 젊기까지 한 재벌 3세. 세상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던 남자가, 사랑이라는 변수 앞에서 자기 통제력을 잃고 허우적대기 시작합니다.
세상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 정작 제 마음 하나 어쩌지 못해 무너지는 그 간극을 목격하는 순간, 시청자의 감정은 비난에서 ‘한심함’ 섞인 호기심으로 바뀝니다. “그래, 능력 좋으면 뭐 해! 사랑 앞에선 저렇게 바보 같은데, 으이구~ ”하는 마음으로 그의 처절한 수난을 즐겁게 관찰하게 되는 셈이죠.
이제 여주가 심쿵하는 순간이 한 번은 나올 때가 됐죠? 남주가 결정적인 한마디를 날리고, 화려한 배경음악이 깔리며 여주의 눈빛이 흔들리는 장면 말이에요. 〈시크릿가든〉도 2화 엔딩에서 주원이 왕자님처럼 등장했을 때, 드디어 그 순간이 오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의 후회 남주는 멋있어질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립니다. 금세 잘난 척을 시작하거든요.
“갑자기 내가 막 달라 보이지? 얼굴도 더 잘생겨 보이고, 키도 좀 더 커 보이고. 아~ 그 추리닝이 진짜 비싼 거였구나. 너무 죄송스럽다.”
라임 입장에서는 설렘은커녕 창피하고 민망할 뿐입니다. 쟤는 도대체 왜 자꾸 저러나 싶고, 진짜 이상한 남자다 싶은 거죠.
3화에서 주원은 끊임없이 라임에게 기대했다 실망해요, 라임의 허름한 가방을 보며 화를 내고 상처를 주다가도, 이내 가책을 느낍니다. 또 계속 옆에 있고 싶어서 병원비 영수증을 핑계로 액션스쿨까지 찾아갑니다. 입으로는 독설을 내뱉지만, 몸은 이미 그녀를 향해 있는 셈이죠.
제가 3회에서 가장 로맨틱하다 손꼽는 장면인데요.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가슴 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너는 잘못 날아왔다」
작가로서 대사 없이 인물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배우의 표정만으로 모든 감정을 담아내기엔 분명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 씬에는 대사가 단 한 줄도 없지만, 주원이 라임을 얼마나 마음속 깊이 담아두고 있는지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자신의 입으로 직접 뱉을 자신은 없지만, 지금 내 마음 상태가 이렇다는 걸 시집의 제목들로 대신 고백하고 있는 셈이죠. 이미 서재 한구석을 라임의 존재로 채워질정도로 감정이 깊어졌다니...! “가슴 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거나 “너는 잘못 날아왔다”는 그 짧은 제목들이 주원의 긴 독백보다 훨씬 더 로맨틱하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시크릿가든〉 전 회를 통틀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이 화에 있습니다. 연못 씬!!!
주원은 라임의 반응을 시험해 보려 청소기 박스를 연못에 던져버립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화를 내거나, 울거나, 포기하고 가버리겠죠. 하지만 라임은 망설임 없이 차가운 연못물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가슴팍까지 물이 차오르는데도 오직 제 몫의 물건을 건지기 위해 나아가는 라임의 모습은, 주원에게 기괴할 정도의 충격을 줍니다.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단 1mm도 허용하지 않는 여자. 주원은 당황합니다. 그래서 홧김에 오토바이 키까지 던져버리죠. "가지 마! 내 옆에 있어!"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밖에 못 하는 찌질함의 정점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주원이 직접 물에 들어갑니다. 그 잘난 명품 수제화까지 벗어 던지고 말이죠. 이렇게 주원이 라임이 있는 물 속으로 걸어들어가면서 평생 고수해온 계급적 자만이 시각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립니다. 소름돋는 구성력에 박수...
그런데 이상하죠. 1화부터 4화까지, 이 드라마엔 로코의 핵심인 ‘달콤한 설렘’이 거의 없습니다. 남주는 여전히 오만방자한데다 여주에게 말로 상처를 주기 일쑤거든요.
〈시크릿 가든〉의 메인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그 안을 채우는 핵심 컨셉은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입니다. 판타지라는 장르는 누군가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높은 장벽이 되곤 하죠. 자칫 잘못하면 현실성이 떨어져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쉽고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도 이 영혼 체인지 소재와 계급 격차를 활용했는데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영혼이 바뀌기 전에 두 주인공이 충분히 대립하고 감정을 쌓아올릴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판타지가 개입할 ‘감정적 근거’가 약하다 보니, 시청자가 그 설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엔 장벽이 높았던 셈이죠.
반면 〈시크릿 가든〉은 4화까지 지독하게 말이 안 통하는 두 사람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도저히 접점이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을 보며 시청자들은 오히려 이렇게 외치게 되죠.
“니들은 진짜 몸이라도 바꿔야 서로 입장을 이해하겠다!”
현실의 대화로는 도저히 깰 수 없는 두 사람의 벽을 위해 판타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만든거죠. 주원은 라임의 고단한 삶을, 라임은 주원의 깊은 외로움을 비로소 ‘몸’으로 겪어봐야만 하는 필연적인 상황을 4회 내내 쌓은 거라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자, 그럼 이제 이 남자의 목표를 해부해 볼게요.
이건 어떤 작법서에 나오는 정석적인 정답은 아닙니다! 그저 드라마를 1초 단위로 돌려보던 한 덕후가, 이 남자의 심리가 대체 어떻게 굴러가는지 궁금해서 장면마다 핀셋을 들이대 본 기록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름하여 덕후의 시선으로 뜯어낸 김주원 해부도입니다!
욕망 | 인물이 간절히 원하는 것 |
위기 | 예상치 못하게 닥친 사건 |
갈등 |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내적/외적 충돌 |
감정 |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변해가는 마음의 결 |
[1화]
“사랑은 호르몬 질병” 설파 – 정략결혼만이 완벽한 로맨스라는 신념 고수 (욕망)
엘리베이터 기피 및 의전 루틴 – 폐쇄공포증을 숨긴 CEO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강박 (위기)
박상무와의 미묘한 신경전 – 백화점 안에서 자신의 절대적 권위를 확인받고 싶어 함 (욕망)
오스카 스캔들 수습 거래 – 형의 약점을 이용해 백화점 계약을 따냄 (욕망)
라임에게 지위 과시하나 무시당함 – 자신의 권위가 통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당혹 (갈등)
[2화]
상무 도발에 “엄마한테 이를 거야” – 가문이라는 절대 권위 뒤에 숨음 (욕망)
윤슬에게 “불행한 운명에 맞서겠다” – 완벽한 정략결혼 조건 거부 (위기)
라임에게 학벌과 집안 질문 – 자신의 세계에 편입하려는 마지막 발악 (욕망)
[3화]
학벌·집안·외모 나열하며 라임 비하 – 상류층 기준을 들이대며 흔들리는 자신을 방어 (갈등)
옷핀 가방 보고 독설하며 회피 – 설렜던 자신에 대한 자책을 독설로 쏟으며 도주 (위기)
신상 가방 브로슈어 리스트 작성 – 논리는 무너졌으나 자본으로 해결하려는 관성 (욕망)
[4화]
박상무와 후계자 기싸움 –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재확인하며 성벽 구축 (욕망)
박상무의 스턴트걸 언급에 격분 – 자신의 세계가 더럽혀진 것에 대한 예민함 (위기)
탈의실 내 폐쇄공포증 증상 – 감정 과부하로 인한 방어기제 붕괴 (위기)
엄마 앞에서 라임 소개 회피 – 가문과 라임이 섞일 수 없음을 직시 (갈등)
오스카 약점 잡고 비즈니스 딜 – 형을 통제하며 갑의 위치를 확인 (욕망)
라임-오스카 제주도 행에 분노 – 통제권 상실에 폭발해 즉각 추격 (욕망)
[1화]
박상무 기획안에 독설 – 서민의 삶을 수익률로만 계산함 (욕망)
라임의 낡은 옷차림 훑음 – 자신이 아는 여자의 범주에 들지 않음 (위기)
라임을 박채린으로 오해해 강제 연행 – 상대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동 (갈등)
돈 버는 방식 성적 오해 – 서민 여성을 부도덕한 존재로 단정 지음 (갈등)
스턴트맨 직업 비하 – 육체노동을 하등한 것으로 평가함 (감정)
바닥의 선홍색 피 발견 – 분장이 아닌 실제 고통의 현장에 경악함 (욕망)
부상 중 "죄송합니다" 목격 – 자존심보다 생계가 우선인 삶에 분노함 (갈등)
응급실에서 라임 안아 올림 – 사회지도층의 선민의식으로 호의 베풂 (감정)
잠든 라임의 미간 주름 펴줌 – 타인의 고통을 내 기준대로 교정하려 함 (욕망)
[2화]
지갑 꺼내며 술 사겠다고 과시 – 유일한 방어 기제인 자본력 과시 (욕망)
껍데기와 막창 보며 변태 비하 – 서민 식문화 혐오하며 선 긋기 (갈등)
허름한 월세방 실체 목격 – 빈곤의 실체에 자기혐오적 혼란 (욕망)
[3화]
라임 캐비닛 속 비누 조각·스티커 관찰 – 낯선 빈곤의 흔적들을 수집하듯 탐색 (갈등)
가짜 경품(청소기) 이벤트 기획 –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려 고안한 은밀한 선심 (위기)
[4화]
청소기 당첨 독설 – 그녀의 결핍을 낮은 수준으로 비하 (갈등)
명품 옷 집어 던지며 “입어” – 자본으로 상대의 수준을 맞추려는 오만 (욕망)
“가난 공부할 시간” 언급 – 이해조차 철저히 갑의 위치에서 진행 (위기)
청소기 연못 투척 – 모욕적인 방식으로 호의를 베풀며 우위 확인 (갈등)
[1화]
촬영장에서 라임의 액션 관찰 – 상처 입었음에도 대역을 해내는 모습에 시선을 뺏김 (감정)
병원에서 라임의 이름표 훔쳐보기 – 이름조차 모르는 여자에게 느낀 강렬한 호기심 (욕망)
수술실 밖 대기 및 액션 장면 회상 – 비효율을 감수한 기다림과 머릿속 점령 (위기)
도망가는 라임을 다시 붙잡음 – 통제 불능인 변수를 놓치고 싶지 않은 소유욕 (욕망)
[2화]
환영과 대화하며 김수한무 암기 – 일상에 침투한 라임 때문에 이성 마비 (감정)
박채린 이용해 번호 따기 – 수단 안 가리는 저돌적 추적 (욕망)
면접 줄 끝에서 라임 관찰 – 상식 밖 행동 자처하며 그녀의 세계 탐색 (위기)
라임의 상처 확인하며 흉터 걱정 – 거친 말 뒤에 숨겨진 본능적 염려 (감정)
[3화]
윗몸일으키기 중 얼굴 밀착 – 훈련을 핑계로 물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도발 (욕망)
“신기해, 그래서 난 미친놈이야” – 통제 불능 상태를 인정하는 서툰 고백 (감정)
서재에서 시집 제목들로 라임 생각 – 일상의 모든 텍스트가 그녀로 치환되는 중증 (위기)
오스카에게 “맞으면 기분 좋냐” 질문 – 폭력조차 미학으로 느끼는 자기 파괴적 끌림 (감정)
[4화]
미술품 속 불 켜진 환영 목격 – 일상에 침투한 라임의 잔상 때문에 헛것을 봄 (위기)
지현에게 상사병 증상 질문 – 이성으로 설명 안 되는 감정을 병으로 규정하려 함 (갈등)
청승맞게 꽃점 치기 – 유치한 미신에 기댈 만큼 무너진 엘리트 자아 (위기)
연못 속 오토바이 키 찾기 – 미안함과 이끌림에 굴복해 스스로 '서민적 행위' 가담 (욕망)
분석하다 보니 김주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오히려 더 깊어지네요... OMG! 그냥 싸가지 없는 남주 설정 마구 때려 넣은 건 줄 알았는데, 찌질함도, 모순도, 틀려먹은 방법조차 전부 의도된 구조라는 사실에 소름이 돋습니다. 김은숙 작가님에 대한 존경심이 깊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요.
이번 드라마를 분석하며 창작자로서 뼈아프게 깨달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이 인물이 사랑을 통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성장 서사’라는 점이에요. 사랑을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발버둥 치는 그 찌질한 남주... 그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기에 후반부 전개에서 자신의 세계를 버리고 라임에게 뛰어드는 주원의 변화가 기적처럼 느껴지는 거겠죠?
다음 편에서 제가 뜯어볼 남주는 조금 더 고전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21세기 대군부인〉을 보다가 제 안의 입헌군주제 세포가 깨어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20년 전에 방영한 드라마를 다시 정주행해 버렸거든요.
비밀 연애 중이던 여친을 너무나 사랑해서, 차마 그녀를 숨 막히는 궁 안에 가둘 수 없었던 고딩... 결국 그녀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정략결혼이라는 ‘시스템’에 던져버린 비운의 황태자 말이에요! 왠지 이번 남주는 김주원보다 감정을 인정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릴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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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깡 작가 (📧)
0원 벌고도 드라마 앓느라 밤새는, 가성비 최악의 프리랜서 작가.
드라마가 밥 먹여주냐고요? 아니요, 제 밥값이 드라마(OTT구독료)한테 갑니다.
그래도 손은 부지런히 움직여서, 웹드라마·웹예능 기획, 전자책 대필 등 글 쓰는 건 다 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제가 쓴 작품에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날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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