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노벨라 오컬트 스토리 공모전 〈경계에 선 존재들〉 수상작 발표 (8/31 17:00)
제1회 노벨라 오컬트 단편소설 공모전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공모전에는 짧은 응모 기간에도 불구하고 총 365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응모작에는 무속과 민간신앙, 귀신과 요괴처럼 오래된 소재부터 특수 청소, 행정 시스템, 종교, AI와 같은 동시대의 현실까지 폭넓은 세계가 담겨 있었습니다. 로맨스·SF·메타픽션 등 다른 장르와 오컬트를 결합한 흥미로운 시도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지금 한국에서 ‘오컬트’라는 장르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새롭게 쓰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응모작 가운데 예심을 거쳐 열 편이 본심에 올랐으며, 심사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네 작품을 앤솔로지 『경계에 선 존재들』의 수록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네 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최종 선정작
〈기타 세 명〉(김현석 작가)
〈꽃자국〉(권휘 작가)
〈여덟 달 반〉(양수빈 작가)
〈뱀〉 (백발중 작가)
※ 작품명은 응모 당시 제목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선정자는 가나다순으로 표기하였습니다.
〈기타 세 명〉은 ‘밥’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를 통해 시스템과 개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비극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오늘날의 행정 시스템과 오컬트적 세계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허기’라는 관념이 공포로 전환되는 과정 또한 인상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여러 인물을 균형 있게 다루면서도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꽃자국〉은 사마란 심사위원의 표현처럼, ‘아이를 살렸는가’가 아니라 ‘아이를 살리기 위해 부모는 무엇을 견뎌야 했는가’를 묻는 작품입니다. 믿음과 의심, 죄책감과 원망이 뒤엉키며 만들어내는 공포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초월적인 존재 그 자체보다 그것을 마주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과 시대가 때로는 더욱 두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름답고도 서늘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여덟 달 반〉은 문지혁 심사위원의 표현처럼 “고백체의 문장에 실린 장르적 쾌감이 대단한 소설”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익숙하고 보편적인 소재를 낯선 시점과 장르적 장치를 통해 뒤집어내며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화자의 이기적이고 뒤틀린 심리가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구현되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뱀〉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독특한 스토리텔링 톤과 함께, 계급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우화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인물들이 처한 구조적 현실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도, 이야기의 가장 깊은 곳에 사랑의 마음을 놓아두었다는 점이 작품의 힘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본심에서는 총 열 편의 작품을 두고 긴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모두 저마다 뚜렷한 개성과 장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최종 선정 여부와 무관하게 긴 시간 논의할 만한 충분한 힘을 가진 작품들이었습니다. 아래 작품들 역시 마지막까지 선정작들과 함께 논의되었으나, 아쉽게 최종 선정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합환〉,〈대명〉, 〈그것도 먹는다〉, 〈한 평만 더〉 는 공모에서 주어진 소재와 조건을 장르적으로 비틀어내는 방식이 돋보였지만, 인물의 구축과 이야기 구성에 있어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할미 밥상〉은 한국적인 생활감각과 민간신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인상적이었지만, 할머니라는 인물이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지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구원〉은 안정적인 문장과 전개를 통해 익숙한 공포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나, 전개가 비교적 익숙한 방식에 머물고 있어 아쉬웠습니다.
이번 앤솔로지에는 네 작품만을 담게 되었지만, 용기 내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꺼내 보여주신 모든 작가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선정작은 이번 가을에 전자책과 종이책의 형태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경계 저편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이곳 현실에 어떤 흔적을 남길지 기대하며, 노벨라도 끝까지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 문지혁 · 박성환 · 사마란 · 왕지민 · 정다현(노벨라팀 PD 대표작성)